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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시대의 이미지는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점차 중첩된다.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 또한 이리저리 얽혀 버린다. 그렇다면 세계의 이미지를 단단히 연결 짓는, 우리의 알레고리는 안전한가. 알레고리는 파편적이고 이질적인 대상들의 병치이다. A를 감지하고, B를 인식하는 일종의 도상이다. 그러나 이미지의 범람, 또 그것을 촉진하는 생산과 수용의 혼돈이 이미지의 알레고리를 위협한다. 알레고리가 연결하던, 이미지의 고리는 결국 너덜너덜해진다.

  그 속에서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상황은, 우리의 몸이 희미해진다는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몸은 과거 우리의 현존을 증명하는 알레고리였다. 그러나 우리가 몸에 의해 그리고 몸을 근거로 공고히 지각하던 현존은, 점차 모호해지는 상황에 직면한다. 인간의 행동 양식은 몸에 대한 의존을 점차 거부한다. 실재하는 세상에서의 우리가, 가상에서도 살아 숨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의 현존을 증명하는 몸은 가상 속에서 재현-변형되며 압축-팽창된다. 또는 완전히 다른 것을 표상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현존을 의심하지 않는다. 디지털화된 장소에서 살아 숨 쉼을 지각한다. 즉, ‘신체 이미지’는 신체를 대신하여 현존에 대한 알레고리가 된다.

  몸만이 우리의 현존을 증명하던 시기도 있었다. 인간은 이상화된 몸을, 정상으로 여겨지는 표준화된 몸의 형상을 염원했다. 오늘날 우리를 옭아매던 그것의 알레고리는 해체된다. 휘몰아치는 이미지의 범람, 또 너덜너덜해진 알레고리, 그 안에서 몸은 자유롭다. 그것을 표상하는 이미지 또한 그 안에 유영한다.

  본 전시에서 작가들은 이미지 범람의 시대 속 신체의 아키비스트다. 이들은 여러 신체와 신체 이미지들을 모으고 조합하고 흩뿌린다. 불완전과 완전의 경계 속에서,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채 오로지 변이되는 몸의 알레고리, 지금의 이 상황을 읽는 무언가로 우리는 이 전시를 제시한다.


_C.A.S. 2021